타임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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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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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수만광 년 거리에서 반짝이는 별의 빛을 본다는 것은 수만광 년의 시간이 지나가버린 그 별의 과거 빛을 오늘 보고 있는 것이다. 본다는 것은 사물에서 반사된 빛이 망막에 비추어진 정보를 뇌가 분석하는 것이니, 수만 광년 전 별의 과거 빛이 오늘 내 망막에 비추어진 정보를 뇌가 분석하고 있듯 우리네 지난 시절의 과거 빛도 다시 망막에 비춰낼 수 있다면 아무리 먼 지난 시간도 오늘 마주 볼 수 있다. '시간의 막'으로 지어진 '타임스튜디오'는 그것을 가능케 하는 공간이다.
50대 중년의 무량한씨는 자신의 돌잔치 기념사진 촬영 계약을 이행하겠다는 '타임스튜디오'의 초대장을 받는다. 미치지 않고서야 50대 중년의 나이에 자신의 돌잔치 사진을 촬영한다는 것을 어떻게 믿겠는가. 과거와 현재를 함께 촬영하는 사진관 '타임스튜디오'. 시간의 막으로 지어진 그 공간에서 무량한씨는 시간의 기억, 그 갈피마다에서 어머니에 대한 죄스러움과 그리움. 그래서 용출하는 서러움과 마주하게 된다.
지난 시간과 현재가 평형을 이룬 채 정지되어 있는 사진 속 시간들. 중절모 챙을 손가락으로 짚은 젊은 아버지와 백발 아들이, 양산 받쳐 화사한 미소의 어머니와 목주름 접힌 중년의 딸이 그렇게 함께 찍은 사진들. 그리고 아버지 어깨에 머리 기댄 임신한 어머니의 미소 앞에 앉아 있는 50대 중년의 무량한씨가 함께 찍은 사진. 그 '시간의 막전' 사진전은 수십 년 저편에서 찾아와 오늘 망막에 비추어진 빛의 기억, 그 시간의 별무리들이다.

타임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