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이 든다는 건

ebook

By 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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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든다는 건, 삶의 매 순간이 기적임을 인정하는 것 참 대단한 게 있는 줄 생각했죠 진실이란 게 큰 것인 줄 알았죠 하지만 내 옆에 있는 작은 것에 모든 것이 있죠. 『철이 든다는 건』은 명상가 박은진 님의 첫 시집이다. 교사로, 아내로, 엄마로 꼭 짜인 삶을 살다가 명상으로 보다 자유롭고, 깊어진 시선을 통해 바라본 마음의 세계를 맑은 시어로 엮어냈다. 우리는 정해진 일상을 살며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틈만 나면 마음은 어릴 적 빛나던 추억을 향해 되돌아간다. 봄날 반짝이는 연둣빛 잎새 하나에 설레는 가슴은 되돌릴 수 없기에 더 슬프고 찬란했던 그 시절의 꿈을 고스란히 기억한다. 어려운 시절 모두가 그러했듯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던 부모 세대의 투박한 정은 필연적으로 다음 세대의 결핍을 만들어낸다. 어려서는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보살핌과 살가운 정이 항상 그립고, 가정을 이루고 나서도 상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늘 아쉽다. 시인은 사랑이야말로 영원히 목마른 우리의 삶에 유일한 빛이자 생명임을 노래한다. 하지만 지상에서의 사랑은 유효 기간이 있으며,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속성을 지닌다. 그래서 이 물질세계에서 사랑이란 허락되지 않는 선악과이자 신기루 같은 것. 시간 앞에 유한한 지구의 사랑은 꽃피는 계절이 가고 어느새 낙엽이 지듯 허무하기 그지없음도 인정한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늘 낯설고, 나이면서 내가 아니다. 빠르게 변해 가는 내 모습은 내 존재의 의미를 일깨운다. 몸은 한낱 겉옷과 같은 것이며 진짜 나는 따로 있는 거라고. 영원한 사랑은 우주 어딘가에서 변치 않는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시인은 조용히 새벽 창가에서 동트는 하늘을 바라보며 생생히 살아 있는 내면의 빛을 기도처럼 소중히 꺼내든다. 그는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자연물, 계절의 변화, 도시의 풍경 속에 문득 떠오르는 단상 속에서 작은 실마리를 잡아 시상을 떠올리지만, 사랑과 좌절, 기쁨과 슬픔의 인간적인 감정들을 명상을 통해 본성의 진한 울림으로 승화시킨다. 『철이 든다는 건』은 젊은 날의 열정과 고통이 지나간 후, 이 세상 모든 일이 나를 위해 준비된 선물이었음을, 모든 것이 감사함이었음을 깨달은 시인의 고백과 스스로를 향한 위로를 담은 시집이다. 그대는 하늘의 선물, 그 자체로 무한한 지지와 사랑,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귀한 존재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비록 잿빛 도시에서 살아가더라도 새롭게 찾아오는 하루하루를 봄을 맞이하듯 희망으로 채워 나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철이 든다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