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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에 살지만 보이지 않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누군가는 태어나 탄생의 축복을 삶의 활력으로 삼고 살아가지만, 또 누군가는 태어나면서부터 지옥을 경험한다.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탄식이 흘러나올 정도로. 『아이 괴물 희생자』는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주원규가 2011년부터 지난 9년간 거리에서 만난 여섯 아이와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재희, 강이, 푸른, 혜주, 나영, 건혁. 자신의 본명이 아니라 가명으로 호명되어야 하는 이 여섯 아이의 삶은 제각각으로 처절하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뚜렷한 공통분모가 하나 있다. 축복받아야 할 이 아이들의 삶을 짓밟고 이들을 거리로 내몬 자들이 바로 그들의 부모라는 점이다. 이 아이들에게 부모는 있으나 마나 한 존재, 아니 차라리 없었더라면 더 좋았을 존재들이다. 자신의 자식을 때리고 방치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자식을 강간하고 자식에게 칼을 들이댄 악마들이다. 이렇게 부모로부터 버려진 이 아이들은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을 치지만 결국 공기를 빨아들이듯 체념을 깊이 내면화한다. 이들은 자신의 존재를 한없이 깎아내리며 스스로를 무가치한 존재로 여긴다. 어떻게 되는 상관없는 삶으로.그들이 처한 진짜 현실은 잘 보이지 않았다. 사실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본 적이 없으니 부끄러워할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 문제가 있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정인이 사건의 경우처럼, 누군가 우리의 무관심과 몰이해가 일으킨 비극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분노하며 해결책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제야 우리는 스스로 자신을 돌볼 능력이 없는 아이들이 학대를 받으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것이 그저 가정 내에서 알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알기 시작했다. 스스로 자신을 돌볼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 거리의 아이들도 다르지 않다. 그들은 학대와 폭력의 생존자들이다. 우리는 이 아이들이 괴물이 되고, 희생자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이들이 우리 곁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데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