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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430권. 특유의 초현실적 상상력으로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시인 강성은의 두번째 시집. 두번째 시집에서 시인의 상상력은 아주 깊은 잠 속으로 들어가 시간의 둘레와 겹 그리고 그 사이를 탐색한다. 잠 속에서 꿈꾸는 자아는 의식을 잠정적으로 중지시키고 기억을 넘어서는 근원적인 시간을 탄생시킨다. 무의식에서 생겨난 이 주체는 의식적 주체를 포기하고 다른 '자신-시간'을 만나 잠재적이고 근원적인 감각으로 자신을 관찰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된 나를 응시하고 기술한다. 그러나 무의식은 주체 바깥의 영역이 아닌 의식과 뚜렷하게 구분할 수 없는 '나'의 모든 것이다. 단지 그것은 아직 벌어지지 않은 잠재된 나의 사건이다. 이러한 잠자는 주체의 중얼거림과 그 꿈속 이미지들의 서늘하고 아름다운 질감을 가리켜 평론가 이광호는 "이 시집 전체를 잠과 꿈의 매력적인 지도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고 한다. 시집 <단지 조금 이상한>에서 주체는 매순간 일상과 조금 다른 시간 속에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사내가 나를 토막 내"는 악몽에서 깨어나 "나는 잠시 꿈을 꾼 것뿐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의식을 회복한 뒤에도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고 불이 켜지지 않는 다른 차원으로 진입한다. 시인은 이때 "나는 마치 수천 년 동안 불을 켜려고 했던 유령 같다"는 명명으로 자신을 또 다른 차원으로 내보내는데, 끊임없이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오가며 혼돈을 끌어안는 이유는 분리할 수 없는 자신의 모든 세계와 마주서기 위함이다. 이것은 자신을 좀더 이해하기 위한 단지 조금 이상한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