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산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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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지 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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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영문학의 독보적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조지 오웰

그의 명징한 통찰을 보여 주는 빼어난 산문 엄선

조지 오웰의 에세이들을 엄선한 선집 『조지 오웰 산문선』이 영문학 번역가 허진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56번째 책이다.

20세기 영문학의 독보적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조지 오웰은 『1984년』과 『동물 농장』 등 불멸의 소설 작품들뿐 아니라, 여러 매체에 수많은 빼어난 에세이들과 칼럼들을 기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뛰어난 소설가로서뿐 아니라 사회 문제를 진단하고 비판하는 냉철한 진보적 지식인으로서, 영국 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가로서, 그리고 문학의 역할을 고민하는 사색가로서 조지 오웰이 남긴 에세이들은 20세기 영문학이 낳은 가장 뛰어난 산문들로 평가된다. 이 책은 오웰의 가장 유명하고 높이 평가받는 20여 편의 산문들을 종류별로 골고루 엄선한 선집으로, 묵직한 정치 비판부터 생활 속의 소소한 성찰에 이르기까지, 오웰 특유의 명징하고 정직한 사유의 정수를 보여 주는 기록들이다.

<오웰의 글은 에세이에서 시작하고, 그의 에세이는 경험에서 시작한다>라는 평이 있는 만큼, 오웰의 에세이들에는 그의 사상과 문학을 이루는 기초가 된 단상들과 그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경험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오웰은 실제로 에세이들을 발전시켜 여러 장편소설을 완성하기도 했으며, 자신에게 강렬한 영향을 미친 체험들과 사회 이슈들에 대한 생각을 에세이로 솔직하게 기록하곤 했다. 그가 남긴 에세이들로부터 우리는 그의 사상이 빚어지는 과정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으며, 소설 속에서 볼 수 없었던 오웰 자신의 생생한 육성을 만날 수 있다.

오웰은 지난한 시대에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시대적으로 양차 대전과 제국주의, 전체주의, 히틀러의 등장과 횡포 등을 생생하게 목도하면서 인간이 다른 인간을 부당하게 억압하고 학살하는 야만성을 절실히 통감해야 했으며, 이런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발언하고 항거하고자 했다. 그 과정 속에서 그는 어떤 경우에도 압제자가 아닌 피압제자의 편에 서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리고, 작가로서 자신의 생각을 점차 세련(洗練)해 나간다. 이러한 생각은 특히 그의 유명한 글쓰기론 「나는 왜 쓰는가」(1946)에 잘 담겨 있다. 이 글에서 그는 자신이 글을 쓰게 만든 가장 주요한 동기는 무엇보다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민주 사회주의에 찬성하기> 위한 <정치적인> 이유들이었노라고 밝히며, 특히 그가 살았던 시대에 이 주제를 피해서 글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은 불가능한 것이었다고 고백한다. <예술은 정치와 상관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도 정치적 태도>라는 그의 유명한 구절처럼, 모든 글쓰기는 특정한 정치적 태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이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즐겁고도 즐거웠던 시절」(1947)에는 어린 시절 오웰의 괴로웠던 학교생활에 대한 기억이 담겨 있다. 평범한 식민지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난 오웰은, 주로 부자 아이들이 다니는 값비싼 사립학교에 장학금을 받으며 다닌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온갖 수모를 감내해야 했다. 교사들의 노골적인 계급 차별과 아이들의 무시 속에서도 역시 장학생으로 명문 이튼 스쿨에 입학하지만, 집안 형편상 대학에 갈 학비는 마련할 수 없어 이튼 스쿨 졸업 후엔 진학을 포기하고 식민지 경찰 공무원에 지원하여 버마(미얀마)로 향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식민지를 억압하는 영국 제국주의의 실상을 목도하며, 환멸과 자괴감으로 이내 사표를 던진다. 초기 작품인 유명한 에세이 「코끼리를 쏘다」(1936)와 「교수형」(1931)은 이 당시 그의 경험을 기록한 것으로, 피지배 국가의 주민들뿐 아니라 지배자인 백인들의 자유와 인격마저 파괴하는 제국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담겨 있다. 이후 영국으로 돌아온 오웰은 전업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사회 극빈 계층의 삶을 똑바로 인식하기 위해 일부러 런던과 파리의 빈민가를 떠돌며 부랑자와 막노동자 생활을 한다. 「부랑자 임시 수용소」(1931)와 「가난한 이들은 어떻게 죽는가」(1946)는 이 시기의 체험이 담겨 있는 글들로, 늘 소외된 사람들의 삶의 실상에 세심하게 시선이 맞춰져 있던 오웰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그밖에 상당한 다독가이며 책방 점원으로 일했던 오웰이 책과 관련된 소소한 성찰을 담아낸 경수필들인 「책과 담배」(1946)와 「책방의 기억들」(1936), 유행하는 소년 잡지의 유형에서 영국 사회의 문제를 읽어 낸 에세이 「소년 주간지」(1940), 영국에서 발생하는 살인 사건의 성격 변화로부터 사회의 변화를 읽어 낸 「영국 살인 사건의 쇠퇴」(1946), 명확한 사고를 방해하고 진실을 은폐하는 도구가 되어 버린 현대 영어 문장의 타락상을 날카롭게 지적한 「정치와 영어」(1946) 등 총 21편의 탁월한 산문들이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완역 수록된 「사자와 유니콘: 사회주의와 영국의 특질」(1941)은 원고지 300매가 넘는 분량의 중량감 있는 에세이로, 영국의 국민성과 정치에 대한 오웰의 날카로운 진단과 비판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옮긴 허진 번역가는 오웰 특유의 명징하고 예리한 문장들을 명쾌한 한국어로 능숙하게 옮겼다. 번역 원본으로는 주로 1984년 펭귄 북스에서 나온 오웰 에세이집을 사용했다.

조지 오웰 산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