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농담이 사는 집』, 『바보 이랑』 등을 집필한 중견작가 조명숙의 신작 소설집이다. 저자는 책에서 '소설로 그림 읽기'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림을 보고 느낀 감흥을 소설로 표현한 것인데, 7점의 그림에 7편의 소설작품이 조우하는 형식이다. 소설에 참조한 그림은 모두 여성 화가의 작품으로, 파울라 모더존 베커의 '자작나무 숲에서 고양이를 안고 있는 소녀', 프리다 칼로의 '버스', 김원숙의 'Dance On a Bridge' 등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의 시선은 언제나 집단과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인간들의 삶을 응시하며, 잊히고 찢겨나간 사람들의 잔해들을 복원하는 데 진력한다. 표제작인 「댄싱 맘」에서는 기억을 잃어가는 한 노인의 실종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로 문명독재의 현실을 응시하고, 「어깨의 발견」에서는 알바와 비정규직으로 겨우 생존하는, 스무 살 문턱의 인간들에게 주목한다. 하지만 조명숙의 소설은 이런 가운데서도 언제나 희망의 징조를 가지고 있으며, 절망이 치명적이라 할지라도 언제나 삶을 향한 열망을 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