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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지금 가장 능동적인 사랑의 방식
'나들'의 몸속으로 스며 울리는 한밤의 진혼가
"나는 쓰는 자이고 사랑하는 자이다. 이것이 나의 정체성이다."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이며 소설가인 김선우의 다섯번째 시집 『녹턴』이 출간되었다. 네번째 시집 이후 걸출한 장편소설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에세이들을 선보이며 자신의 문학세계를 벼려온 김선우가 4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에서는, 세상 낱낱의 존재들과 눈을 맞추며 경이로운 생명력을 이야기하는 특유의 여린 강인함이 빛을 발한다. '잉태하고, 포옹하고, 사랑하는' 몸에 대한 애착은 모든 시간에서 고유한 언어를 창조해내는 "온몸의 유희"가 되고, 시인 안팎에 부글거리는 '나들'의 향연은 "살아 있는 한 끝나지 않을 혁명"으로 계속되는 것이다.
아름답고 여린 말을 매만져 예측하지 못한 힘을 자아내는 김선우의 시는 슬픔에 빠지지 않는 진혼가이자 끝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랑시, 격분하지 않되 묵직하게 끓어오르는 투쟁가로 읽힌다. 고요한 밤을 조용히 울리며 감정을 뒤흔드는 야상곡인 듯, 신비롭고 조화로운 리듬들로 이루어진 무언가(無言家, 보칼리제)인 듯, 67편의 잘 익은 시들은 편편이 서로 공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