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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소설세계를 집약하는 단편소설선!
당대의 탁월한 한국어 문장가 고종석의 선집 첫째 권
기획 의도
한 한국어 문장가의 뜻밖의 귀환
존재는 역설적으로 부재不在를 통해 더 잘 인식된다. 숨이 막혀봐야 공기의 존재와 가치를 또렷이 알게 되듯, 어떤 것의 소멸과 종말은 그 대상을 우리에게 새롭게 환기시킨다. 그것이 또다른 생성과 탄생의 동력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재는 마냥 절망적인 것이 아니다. 오늘날 고종석이라는 한 문장가의 돌연한 절필 선언 앞에서 그저 아쉬워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이 책 《플루트의 골짜기》는 고종석 글의 부재에 대한 갈급한 응답의 산물이다. 모두 다섯 권으로 기획된 알마출판사의 '고종석 선집'은 그의 산문세계를 망라하는 시리즈로서, 첫째 권인 단편소설 모음을 시작으로 언어/시사/문학/에세이 등 다방면의 글을 엄선해 묶을 예정이다. 30년 가까운 글쓰기 경력과 스무 권 넘는 방대한 저서를 다섯 권의 선집으로 압축해 그의 글을 한눈에 조망하려는 시도이다. 소설가 혹은 언어학자, 저널리스트, 에세이스트 등으로 모습을 달리하며 탁월한 글을 써온 '문장가 고종석'의 전모를 그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선집 첫째 권인 《플루트의 골짜기》에는 단편소설 열두 편을 깐깐하게 가려 담았다. 고종석은 그간 두 권의 단편소설집을 단행본으로 펴낸 바 있다. 《제망매》(1997)와 《엘리아의 제야》(2003)가 그것이다. 두 단행본 모두 현재 절판 상태로 시중에서 만나볼 수 없다. 《플루트의 골짜기》에는 위 두 단행본의 가장 정수 격인 작품을 엄선한 것은 물론, 단행본에 최초로 수록하는 작품 네 편까지 망라해서 묶었다. 작품 〈플루트의 골짜기〉〈이모〉〈고요한 밤 거룩한 밤〉〈우리 고장에선 그렇게 말하지 않아!〉는 기존에 문학잡지에서 실린 적은 있지만, 단행본으로서는 일반 독자와 처음으로 만난다. 대표 작품부터 단행본 최초 수록 작품까지 고종석의 소설세계를 한 흐름으로 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