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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사회〉 제1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시인 하재연의 두번째 시집. 사물과 현상, 삶의 단면을 내밀하게 포착하는 시선과 감정적 동요가 없는, 건조하면서도 절제된 시어들은 여전하지만 이번 시집을 장악하는 정서는 지극한 슬픔이다. 이러한 슬픔의 정서가 여러 가지 존재 형식을 빌어 시 속을 소리 없이 떠다닌다. 이러한 슬픔의 정서, 센티멘털을 평론가 권혁웅은 "내면을 헐게 만드는 망치가 아니라 헐어버린 내면의 표현, 나아가 헐어버린 내면의 표현을 '결과'로서 담고 있는 하나의 기호"로 해석한다.
『세계의 모든 해변처럼』에서는 실로 많은 일상의 배경과 사물이 등장한다. 그런 장면들 안에서 시인은 마치 있는 듯 없는 듯 고요하게 거한다. 음소거 된 화면 혹은 음향이 켜지지 않은 무대 같은 배경에서 그녀는 세상의 모든 면면을 조용히 그러모으면서 최소한의 감각으로 그것들을 마주한다. 소리 없는 걸음에 더 큰 힘이 들어가는 법. 그것이 곧 세상에 대한 시인의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