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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집 『흑백』으로 언어와 상상력이 한계처럼 내장하였던 경계를 깨부수고, 돌에 새긴 시처럼 단단했고 새로운 언어를 펼쳐보였던 이준규 시인이 두 번째 시집을 펴냈다. 그간 여러 매체를 통해 발표한 시들과 자신의 블로그에 연속 등재한 장시 「문」 등 13편의 시들로 꾸려져 있다. '불안'이라는 마음의 질서를 숨기지 않은 채 언어의 본질로 접근해가는 이 시편들은 그가 얼마나 내밀한 질서로 시를 써내려가는지 잘 보여준다. 시인은 이번 작품집에서 타자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비논리적인 것인지, 얼마나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인지를 거듭해서 인정한다. 그의 세계를 스쳐가는 수많은 강력한 타인들이 있지만, 그들 역시 인간이 태생적으로 감내할 수밖에 없는 존재론적 추위 앞에서는 연약하기 그지없을 뿐이다. 이제 연약한 존재들이 자신의 세계에 오고 가고 드나들기를 비밀스럽게 갈망하며 기억함으로써 망각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작을 도모하는 시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