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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문학과사회』에 시 「지하도 입구에서」 외 3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기성 시인의 신작 시집. 객관세계에 대한 풍경 묘사이든 개인적 서사가 개입된 주관적 진술이든 간에, 이기성 특유의 (반)풍경이 그 고유의 자리를 획득하는 순간은 적절한 원근법이 확보되는 순간이다. 이기성에게서 이 원근법은 늘 '잿빛'의 현실을 대면하는 불편한 열정에 의지하면서도, 그 현실과 타협하지 않음으로써 현실과는 다른 길을 '찾는' 용기의 유일한 형식이었다. 이 '무모한' 용기는 그러므로 거짓 희망에 자신을 걸지도 않지만, 예기치 않게 쏟아질 수도 있는, 그러기에 역설적으로 말해 어쩌면 영원히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얼굴 없는 희망의 (불)가능성 역시 예단하지 않는 자의 것이다. 『타일의 모든 것』은 이 시인의 용기가 더 잔인한 시험대에 서게 되었음을 보여주는 '반풍경'의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