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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출항제」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한 이후 특유의 섬세함으로 척박한 삶에서 오련한 빛을 찾아내 온 김명인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 시선집 『따뜻한 적막』 이후로 3년 만에 발간되는 이 시집은 삶의 남루함조차 결연한 아름다움으로 만드는, 김명인의 고유한 힘이 더욱 도드라진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관념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구체적인 이미지로부터 삶의 비의를 탐문하는 높은 밀도의 언어들. 생 위에 피어올린 빛나는 언어를 셈을 하듯 써내려간 58편의 시를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시인이 전 생애를 통해 찾아낸 치명적인 사랑에 중독될 것이다.『꽃차례』는 시간 공간을 아우르는 '결정체'이자 '절대'에 대한 시집이다. 시도와 좌절 그리고 재시도가 아닌, 생성과 만개, 소멸에서 다시 생성으로 가는 완벽한 체계의 시집이기도 하다. 이러한 체계는 이 우주에 대한 곡진한 사랑으로부터 기원한다. 사랑 없이 어떻게 들여다보는 일이 가능하겠는가. 멀리 시를, 시간을, 공간을 끌어안고 아득하게 흘러갈 뿐 사랑은 사라지거나 마르지 않는다. 만약, 모든 문학 작품이 이 세계에 대한 존경심 어린 주석이라면, 이렇기 때문에, 김명인의 시집 『꽃차례』는 사랑에 대한 놀랍도록 아름다운 주석이라고 이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