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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를 펴내며 2000년대 한국 시단에 반가움과 난감함을 동시에 던져주었던 시인 김민정이 4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시집. 날 세운 고슴도치가 되어야 했던 한 아가씨가 "여기저기 날아든 담뱃불로 지져진" 채 "폭죽처럼 하늘을 향해 쏘여"져, 저 끔찍한 악몽을 지나 도착한 여기는, 한 여자가 발목과 발목 사이에 팬티를 걸치고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고서 우뚝 서 있는 곳이다. 삐죽삐죽한 가시는 불이 붙어 악몽 속 주인공들에게 발사되었고, 가시에 감춰졌던 그녀의 여린 속살이 드러났다. 이제, 민감한 그 속살의 감각들이 시가 되어 찾아온다. 김민정의 시는 선과 악, 진리와 허위의 구분을 초월하여 조각난 이미지들의 자기운동을 보여준다. 이미지들은 강렬한 공격력을 통해서 비루하나 어딘가 유쾌한 면이 없지 않은 이 시대의 풍경을 포착하고 있다. 우리는 시에 부재하는 것들을 찾아서 폭력이 없는 교실, 변비가 없는 몸에 대한 그녀의 희망을 읽어낼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녀의 시에서 종결될 수 없는 개방성을 체험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