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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도왜, 지금, 지선인가 한국 사회에서 종교인의 사회적 발언은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이루어져왔다. 흔히 종교는 '개인'의 행복과 불행, 혹은 인간의 인식 능력으로는 명쾌하게 해명할 수 없는 어떤 초월적인 세계에 관계된다는 믿음이 뿌리 깊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범위를 넘어서서 사회적인 발언을 하는 종교인이 있다면, 그는 곧 '정치적 종교인'으로 분류되어 편 가르기의 대상이 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기복신앙에 편승한 단편적인 종교의 지혜가 얼마나 개인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또 대개는 일상의 삶과는 무관한 종교적 형이상학만으로 종교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오히려 본원적으로 개인과 사회는 밀접하게 맞닿아 있으며, 그런 면에서 종교는 사회의 정의로운 진보에 대해 활발히 발언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특히나 한국의 3대 종교 중 하나인 불교는 이러한 사회적 발언에 있어서 많은 제약에 갇혀 있었다. 그 핵심적 가르침이 세속의 무상함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오랜 역사의 과정에서 정치적 지배세력과의 결탁이 넓고 깊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3․1운동 민족대표 33인 가운데서도 불교계 인사는 소수였으며, 민주화운동 과정에서도 가톨릭 사제나 기독교 목사에 비해 스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는 불교가 신도 수를 놓고 볼 때 여전히 한국의 최대 종교인 점을 감안하면 안타까운 현실이다. 불교계의 존경받는 인사가 중생들의 사회적 현실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발언한다면, 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역사적 동력이 될 터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책 《큰 무당 나와야 정치 살아난다》의 저자인 지선스님의 존재가 더없이 소중하다. 그가 불교계뿐만 아니라 종교계를 통틀어서도 비범한 정치적 식견을 거침없이 보여주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