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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눈이건만 그날도 그 눈을 봤건만 또 설레였다] 이런 때가 있었다. 겨울 밤 잠자리에 들며 눈 내린 아침을 기대했었다. 그 꿈이 이제서야 이뤄졌다. 홋카이도로의 여행은 하얀 세상 속에서 동심을 그리기에 충분했다. 설국 버스의 차 창을 덮었던 눈발은 두려움과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 감정은 어린 시절에나 느꼈을 법한 낯설음이었다. 날씨가 얼굴을 살포시 매만지는가 하면 매섭게 후려치기도 했다. 사진 찍기에 딱 좋았다. 봄, 여름, 가을엔 오색찬란하게 수놓았을 들녘이 지금은 어딜 봐도 그 흔적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하얀 도화지에 그려진 듯한 나무들이 말을 걸어왔다. 그들에겐 이름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나무, 세븐 스타 나무, 켄과 메리의 나무 등 다양했다. 수다쟁이들의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름 없는 나무에 [백자까 나무]라는 의미를 부여해 주었다. 의미 부여란 나와의 관계 맺음이자 응답을 기다리는 것이다. 어느 덧 홋카이도라는 존재가 성큼 다가왔다. - 프롤로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