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ign up to save your library
With an OverDrive account, you can save your favorite libraries for at-a-glance information about availability. Find out more about OverDrive accounts.
Find this title in Libby, the library reading app by OverDrive.

Search for a digital library with this title
Title found at these libraries:
Library Name | Distance |
---|---|
Loading... |
리승범. 그는 누구인가? 그는 중국 조선족의 한 평범한 농민이다. 농민의 후손으로서 농민의 본분에만 충실하던 그가, 순진무구했던 그가 러시아의 땅을 밟게 된 것은 오로지 대를 이어 온 가난을 벗어나려는 꿈과 욕망에서였다. 그는 밭이랑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곡식과, 부모처자를 뒤로 한 채 러시아 장삿길에 오른다. 리승범에게 있어 러시아는 그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신대륙이자 희망의 땅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가 발을 디딘 러시아는 아비규환의 지옥이었다. 그곳에는 의리나 양심은 이미 메말라버린 지가 아주 오래였고, 윤리며 도덕 따위도 이미 시베리아의 냉혹한 추위에 얼어붙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오로지 자신의 꿈을 이루고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서로가 동물처럼 공존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리승범은 그곳에서도 의리를 앞세우고 양심을 내걸고 자신의 꿈과 욕망을 이루려고 한다. 때문에 그는 그곳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고,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을뿐더러 결국 빈털터리가 되고 만다. 그런데도 그는 바보같이 자신의 꿈과 욕망보다는 의리와 양심, 또는 윤리 도덕에 충실한다. 그럴수록 그에게 닥쳐오는 것은 이용과 버림뿐이고, 자신의 피가 빨리고, 결국 생명까지 위협받는다. 그러나 그의 고집은 땅으로 스며든 물처럼 어찌할 도리가 없다.